한글 자모와 일본어 가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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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모와 일본어 가나에 대하여
  • 지경래 위원
  • 승인 2014.05.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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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경래 사)빛고을정책연구센터 이사
「한글 자모와 일본어 가나에 대하여」의 설명에 들어 가기 앞서 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한글 자모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글이 무엇으로부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생겨 났으며, 또 그 구조는 어떠한가. 학교 교육을 통해 배웠다 하지만 국민으로서 그 동안 올바르게 알고 익히고 있었는가. 여기서 우리는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어 가나(자모)에 대해서도 다 같이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글 자모와 함께 대조하여 간추려 보기로 하였다.

한글 자모(字母)는,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온 세상을 이루는 天[•하늘], 地[━땅], 人[ㅣ사람]의 세 가지 곧 天ㆍ地ㆍ人 삼재(三才)의 제자 원리를 바탕으로 하여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ㅣ와 같은 모음(母音)을 만들고, 인간의 발성기관을 본떠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과 같은 자음(子音)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이와 같은 자음ㄱ과 모음ㅏ가 합치면 ‘가’라는 음절이 이루어지게 되고, 자음ㄱ과 모음ㅏ와 자음ㄱ의 셋이 조합하여 ‘각’과 같은 음절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여기에서 ‘가’와 ‘각’이라는 소리와 함께 말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 한글을 표음문자(表音文字/소리글자)라 하는 것이다.

일본 가나(仮名)는, 한자의 阿→ア 伊→イ 宇→ウ 江→エ 於→オ, 加→カ 幾→キ 久→ク 介→ケ 己→コ와 같이 한자 일부의 획을 따서 가타카나(カタカナ)를 만들고, 다음으로 한자 安→あ 以→い 宇→う 衣→え 於→お, 加→か 幾→き 久→く 計→け 己→こ처럼 한자의 초서체(草書體)를 이용하여 히라가나(ひらがな)를 만들었다. 이와 같이 일본어의 가나는 한자의 왼쪽, 윗쪽, 전체 아니면 일부를 따거나 한자의 초서체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글자다. 따라서 일본어는 우리 한글처럼 ㄱ+ㅏ=가 또는 ㄱ+ㅏ+ㄱ=각 과 같이 ㄱ과 ㅏ가, 그리고 ㄱ과 ㅏ와 ㄱ이라는 하나하나의 음소가 합쳐져 ‘가’나 ‘각’를 이루게 하여 발음(말)이 되개 하는 것이 아니고, ‘ア’ 또는 ‘カ’ 라는 음절 자체를 한 단위로 하여 ‘ア(아)’ 또는 ‘カ(가)’ 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음절문자(音節文字/음절글자)라고 한다.

한글 자모란 무엇을 말하는가.
①한글의 자모 자모(字母)란, 표음문자(表音文字)의 음절(音節)을 이루는 단위, 곧 하나하나의 글자를 말한다. 예를 들면, ‘ㅏ∙ㅑ∙ㅓ…’에서 시작하여 ‘ㅜ∙ㅡ∙ㅣ’로 끝나는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10개의 모음과 ‘ㄱ∙ㄴ∙ㄷ…’에서 시작하여 ‘ㅌ∙ㅍ∙ㅎ’으로 끝나는‘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14개 자음의 순서와 배열의 24개가 한글 자모이다. 한글 자모는 초성(初聲)‘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와 중성(中聲)‘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그리고 초성을 다시 쓰는 종성(終聲)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의 이 세 자모를 가지고 음절을 만들어 소리와 말이 되게 한다. 예를 들면, 초성ㄱ과 중성ㅏ와 초성을 다시 쓰는 종성ㄱ이 합하여 ‘각, 간, 갇, 갈, 감, 갑, 갓, 강…’과 같은 세 자모가 한 음절을 이룬다는 점에서 음절문자(音節文字)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음절(각, 간, 갇…)이 다시 하나하나 따로따로 ㄱ/ㅏ/ㄱ’처럼 분리가 가능하므로 한글은 음소문자(音素文字)라 부른다. 이 밖에도 한글은 ‘ㅊ∙ㅋ∙ㅌ∙ㅍ∙ᆰ∙ᆹ•ㅀ…’과 같은 복자모(쌍자모)와 같은 음소문자도 있다.

일본어 자모란 무엇을 말하는가
②일본어의 자모 일본어 자모는 ‘あ∙い∙う∙え∙お’ / ‘か∙き∙く∙け∙こ’ 와 같이 음절 하나하나를 한 단위로 보는 음절문자(音節文字)이다. 그러나 ‘あ∙い∙う∙え∙お’ / ‘か∙き∙く∙け∙こ’ 와 같은 일본 자모는 음소문자(音素文字)인 한글 자모 ㄱ+ㅏ+ㄱ=각 이나 영어 자모 b+o+y=boy 처럼, 한 음절인 あ나 か를 둘 이상으로 분리하거나 쪼갤 수 없는 자모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안에서는 가나도 자모라 보고 있다.

한글 자모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기로 하자
한글은 天(천/天圓‘•’), 地(지/地平‘ㅡ’), 人(인/地立‘ㅣ’)의 삼제(三才)를 기본으로 하여 모음 을 만들었다. ‘•’는 하늘을, ‘ㅡ’는 땅을, ‘ㅣ’는 사람을 뜻한다. 모음에는 우주의 원리와 음양의 철학이 숨어 있다. 하늘(•)/땅(ㅡ)∕사람(ㅣ) 즉, 동그라미(•)와 가로(ㅡ) 세로(ㅣ)를 가지고‘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와 같은 글자가 이루어지게 하였다.

자음은 인간의 발성기관의 모습인 입술(ㅁ)ㆍ이(ㅅ)ㆍ혀(ㄱ/ㄴ)ㆍ목구멍(ㅇ)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음은 발음할 때의 입 모양을 본뜬 것이다. 어금닛소리(牙音)‘ㄱ(기역)’은 혀뿌리가 목구멍(喉音)을 막는 모습을, 혓소리(齒音)‘ㄴ(니은)’은 혀끝부분이 입천장에 붙는 모습을, 입술소리(脣音)‘ㅁ(미음)’은 입술의 모습을, 잇소리(齒音)‘ㅅ(시옷)’은 이(빨)의 모습을, 목구멍 소리(喉音)‘ㅇ(이응)’은 목구멍의 모습이다. 쉽게 말하면,‘ㄱ’과‘ㄴ’은 혀 모양이고, ‘ㅁ’은 입술 모양이다. 그리고 ‘ㅇ’은 목구멍 모양을 그대로 본떴다.
일본어의 가나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기로 하자

⑴일본어의 가나
앞에서 말한 대로 히라가나(平仮名)는 뜻 글자인 한자를 초서화하여 만든 문자이고, 가타카나(片仮名)역시 뜻 글자인 한자의 일부 획을 따서 만든 글자이다. 그런데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즉 ‘가나’는 뜻 글자인 한자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소리 글자인 표음문자(소리글자)로 태어났다. 다시 말하여 한자는 한자한자(一字一字) 의미를 나타내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인데, 여기에서 생겨난 가나(かな)인 ひらがな(平仮名)와 カタカナ(片仮名)는 그 글자 자체가 한자처럼 의미(뜻)을 나타내는 글자가 아니라, 음(音) 즉 소리만을 나타내는 표음문자(表音文字,소리글자)로 새롭게 탄생하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⑵가나의 자원(字源)
①ひらがな(平仮名)[한자를 초서화하여 만든 글자]
安→あ, 以→い, 宇→う, 衣→え, 於→お/ 加→か, 幾→き, 久→く, 計→け, 己→こ/左→さ, 之→し, 寸→す, 世→せ, 曽→そ/太→た, 知→ち, 川→つ, 天→て, 止→と/奈→な, 仁→に,奴→ぬ, 祢→ね, 乃→の/波→は, 比→ひ, 不→ふ, 部→へ, 保→ほ/ 末→ま, 美→み,武→む, 女→め, 毛→も/ 也→や, 由→ゆ, 与→よ/良→ら, 利→り, 留→る, 礼→れ, 呂→ろ/ 和→わ, 袁→を, 无→ん/
②カタカナ(片仮名)[한자 일부의 획을 따서 만든 글자]
阿→ア, 伊→イ, 宇→ウ, 江→エ, 於→オ/ 加→カ, 幾→キ, 久→ク, 介→ケ, 己→コ/ 散→サ, 之→シ, 須→ス, 世→セ, 曽→ソ/ 多→タ, 千→チ, 川→ツ, 天→テ, 止→ト/ 奈→ナ, 二→二, 奴→ヌ, 祢→ネ, 乃→ノ/ 八→ハ, 比→ヒ, 不→フ, 部→ヘ, 保→ホ/ 末→マ, 三→ミ, 牟→ム, 女→メ, 毛→モ/ 也→ヤ, 由→ユ, 与→ヨ/ 良→ラ, 利→リ, 流→ル, 礼→レ, 呂→ロ/ 和→ワ, 乎→ヲ, 尓→ン/

한글과 일본 가나는 어떤 점이 다른가.
한글은 일본어처럼 어떠한 기존의 문자(글자)를 가지고, 그것을 이용하여 어형의 변형과정을 거쳐 만든 문자(글자)가 아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문자(글자)를 이루는 한글 자모를 보면 알 수가 있다. 한글의 모음(母音)은 천체나 우주 원리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고, 자음(子音)은 인체의 일부인 발성기관(口腔구강)의 원리를 본떠 만들었다. 따라서 한글은 표음문자(表音文字)이자 음소문자(音素文字)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일본의 가나는 중국에서 빌려온 한자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한자 어형을 변형하여 만든 초서체와 한자 일부 획을 따서 만들었다는 데서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일본 가나는 한글과 같은 표음문자(表音文字)이지만, 한글처럼 음소문자(音素文字)가 아닌 음절문자(音節文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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