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검수완박 재논의'로 정국 급랭, '국민 우선'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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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검수완박 재논의'로 정국 급랭, '국민 우선'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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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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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권성동 원내대표국민의힘 권선동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검수완박' 관련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난 뒤 의장실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4.25 [국회사진기자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국민의힘 권선동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검수완박' 관련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난 뒤 의장실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4.25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25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지난 22일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 중재안'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뒤 이 같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중재안에서 '공직 선거,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국민들의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재논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오늘 최고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파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수완박'을 놓고 여야가 갈등을 벌이다가 가까스로 봉합하는 듯했으나 다시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달음질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현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며 "거대 여당이 국민이 걱정하는 가운데 입법 독주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사실상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한 데 대한 당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됐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장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수사받기 싫어 짬짜미(담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 국민이 오해하게 만든 건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재논의 취지를 설명했다. 중재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의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가운데 '부패·경제'만 한시적으로 남기고 나머지를 삭제한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이 전날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전날 "정치인들이 스스로 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해 상충 아니겠나"라고 말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국민의힘의 재논의 결정으로 중재안 합의가 사흘 만에 백지화 위기에 처하면서 정국은 또다시 급랭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합의한 대로 금주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끝내고 28일 또는 29일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며 "윤석열 인수위와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말 바꾸기는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당초 제출했던 원안대로 처리하자는 강경한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 예정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자료 제출 부실을 이유로 한 민주당과 정의당의 불참으로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수완박 입법을 놓고 여야가 '재협상'과 '단독 통과 불사'로 강경 대립하는 국면으로 치닫는 형국이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으로선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지난 22일의 중재안 여야 합의는 모처럼 국회에서 협치 정신이 발휘된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당초 거대 정당 민주당이 무리하게 추진했던 검수완박 입법이지만 거대 여당의 일방통행식 행보에서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타결의 돌파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의힘이 '재논의'를 촉구하고 민주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치 정국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5월 10일 새 대통령 취임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만일 여야가 힘겨루기에만 전념하면 결국 양자가 모두 상처를 입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는가.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를 우선한다면 양당이 타협의 묘수를 찾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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