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시민·당원이 민주당 버리기 직전, 정신이 번쩍"…尹정부 호남홀대론도 주장
양동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도…李, 대선패배 염두 "역사의 죄인 된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가 2일 당의 심장부인 광주로 총출동, 심상치 않은 호남 민심을 다독였다.
6·1 지방선거는 물론 당 지도부 선거(8·28 전당대회)에서 텃밭인 호남의 당원 투표율이 바닥을 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호남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신임 지도부는 이날 오전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다. 새 지도부의 첫 현장 최고위 회의였다. 특히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소환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광주는 민주당의 어머니이자 모태이고 본거"라며 "대선 때도, 당 대표 선거 때도 했던 광주공항 이전 약속을 분명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추석을 맞아 쌀값 폭락이 심각한 문제"라며 "의무적 시장격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입법 준비 중이다. 쌀값 폭락으로 농가가 굶는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광주공항 이전 문제는 지역 숙원사업이자 (민주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광주형일자리처럼 반도체특화단지 조성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광주·호남의 시민과 당원이 지금 '민주당 버리기' 직전이라는 사실 앞에서 상당히 놀랐고 정신이 번쩍 났다"며 "정말 변하지 않으면 안 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 육성 등 광주와 호남이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데 민주당이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윤석열 정권에는 검찰과 영남, 강남, 서울대 출신만 득세하고 있다. 호남 인재에 대한 차별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도부는 이후 광주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에 들러 시민·상인들과 만났다. 시장 상인회와 오찬 간담회도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예산을 삭감한 것을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유통 대기업들의 매출을 늘려주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경악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같은 장소에서 상인간담회를 한 것을 언급하며 "노 대통령이 앉았던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기를 좀 받겠다"며 "자꾸 눈물 훔치는 분이 많은데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해) 많은 분을 고통받게 하는 것 같다. 역사의 죄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