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신세계] 다른 시간, 하나의 일기장 ‘선생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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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신세계] 다른 시간, 하나의 일기장 ‘선생님의 일기’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16.11.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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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람하기 전, 연출을 맡은 감독과 출연 배우의 타이틀을 먼저 확인하는 일부 관객들에게는 ‘멘붕’을 안겨줄 영화가 아닐까.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처음 보는 이름들로 가득한 이 영화 〈선생님의 일기〉는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 깜짝 흥행 로맨스를 배출한 대만에 이어, 태국에서 건너온 ‘무공해 청정 로맨스’ 영화다.

영화 〈선생님의 일기〉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충만한 태국의 로맨스 드라마로 태국 개봉 시 흥행 1위에 오른 작품이다.

다른 시간, 같은 공간, 하나의 일기장을 통해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교사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선생님의 일기〉는 전기도 수도도 없는 오지의 수상학교로 부임해 온 두 선생이 서로 다른 시간에서 하나의 일기장을 두고 서로를 그리워하게 되는 이야기다.

전직 레슬링 선수 송은 새로운 직업을 찾던 중 수상학교의 임시 교사로 부임한다. 그곳에서 송이 학교에 오기 전 교사인 앤이 놓고 간 일기장을 발견하고, 일기장을 통해 그녀를 알아가며 점점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한다. 1년 후 앤이 수상학교로 돌아오지만 송은 그곳을 떠난 뒤였다. 그런데 송 또한 일기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썼고, 앤은 일기를 통해 송을 보고 그리워하게 된다.

영화 〈선생님의 일기〉가 주는 잔잔한 감동의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은 바로 청정무구한 사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전기도 수도도 없는 오지의 수상학교에서 순진무구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손으로 쓴 일기장으로 소통한다.

특히 수상학교의 특성상 주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밥을 해먹고, 잠도 같이 자기 때문에 마치 섬마을 선생님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앤의 일기장을 보며 송은 몇 명 안 되는 학생들의 특성과 집안 사정을 알고 서서히 수상학교에 동화되기 시작한다. 앤 또한 송의 일기장을 보며 1년 사이에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알게 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아이들을 대하는 착한 마음과 교사로서 마음가짐이다. 진정성을 담은 하나의 일기장이 다른 시간, 같은 공간에 놓인 두 사람을 엮어주는 것이다

과거 이정재와 전지현 주연의 영화 〈시월애〉가 떠오르는 내용인데, 수상시장으로 유명한 태국답게 수상학교를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과 어린 학생들이 등장해 순수하고 풋풋함을 전하는 작품이다.

‘이거 뭐, 그저 그런 영화 아니겠어?’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1) 〈나의 소녀시대〉를 필두로 아시아 영화들의 깜짝 흥행이 이어지고 있고, 2) 이 영화 역시 의외로 흥행과 완성도를 인정 받은 작품이다.

〈선생님의 일기〉는 전 세계 20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일부 영화제에서는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중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무주산골영화제도 포함되어 있다.

강하고 거친 액션, 스릴러 영화가 범람하던 최근 극장가에서 말랑말랑한 코미디 영화 〈럭키〉가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뒀듯, 이 작품 역시 순수한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다. 이렇다 할 신작이 없는 이번 주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로맨스 영화라는 점에서도 강점이 있어 보인다. 전국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사실 로맨스도 로맨스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매력 넘치는 순수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아빠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태국어 대사에 익숙지 않을 수 있겠으나, 아름다운 수상학교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30117&mid=3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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