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지키자"…순천시, 보금자리 확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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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지키자"…순천시, 보금자리 확장 추진
  • 김민선 기자
  • 승인 2023.01.15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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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지자체와 흑두루미 보호 업무협약 체결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정부 건의
날아오르는 흑두루미지난 11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 대대뜰에서 흑두루미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2023.1.15 (사진=연합뉴스)
날아오르는 흑두루미
지난 11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 대대뜰에서 흑두루미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2023.1.15 (사진=연합뉴스)

전남 순천시가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를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금자리 넓히기에 나선다.

순천시는 순천만 대대뜰에 운영 중인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62㏊(헥타르)에 더해 근처에 있는 인안뜰에도 109㏊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희망농업단지는 농지에서 볍씨를 거두지 않고 먹이로 사용하는 대신 농민에게 1㏊당 360만원의 지불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농사는 낙곡을 먹는 새에게 해를 주지 않기 위해 친환경 방식으로 짓는다.

순천시는 지난해 11월부터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이런 의사를 밝히고 관련 사업에 국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순천시가 흑두루미 보금자리를 넓히려는 것은 대대뜰만으로는 AI를 피해 한국으로 온 개체군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흑두루미는 주로 시베리아 동부 습지에서 번식하고 한국 순천만과 천수만, 일본 이즈미(出水)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그런데 지난해 11월부터 최대 월동지인 이즈미에 AI가 확산했고 한 달 동안만 918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흑두루미는 한국으로 피난 오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21일 순천만에서만 9천841마리가 관찰됐다.

이렇듯 밀집도가 높아지면 AI 확산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순천시는 지난 12일 철원군·서산시·여수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과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 업무협약지난 12일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노관규 순천시장 등이 모여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3.1.15 (사진=연합뉴스)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 업무협약
지난 12일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노관규 순천시장 등이 모여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3.1.15 (사진=연합뉴스)

이들 지자체는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지자체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서식지 분산을 통해 AI 예방에 노력하기로 했다.

순천시는 전남대 연구진과 함께 흑두루미에게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도 정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AI 확산을 고려해 해당 연구를 보류 중이다.

흑두루미는 전 세계에 1만6천∼1만8천 마리 남은 것으로 추정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VU·Vulnerable) 등급으로 지정된 국제보호종이다.

한국에서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서 관리를 받고 있다.

낙곡 먹는 흑두루미지난 11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 대대뜰에서 흑두루미 무리가 낙곡을 먹고 있다. 2023.1.15 (사진=연합뉴스)
낙곡 먹는 흑두루미
지난 11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 대대뜰에서 흑두루미 무리가 낙곡을 먹고 있다. 2023.1.15 (사진=연합뉴스)

순천시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늘면서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확대도 정부에 건의했다.

이번에 정부에 건의한 인안뜰은 흑두루미가 농경지 안에 있는 전봇대 전선에 걸려 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서식지 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된 곳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생태가 개발을 억제해 도시의 발전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순천이 전 세계에 증명하고 있다"며 "순천이 보유한 흑두루미 서식지 관리의 경험과 지식을 지자체와 적극 공유하고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종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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